꽃 (Ending Title) - 李承焕
내 오랜 낡은 수첩
빛 바래진 종이 위에
분홍 글씨 그대 이름
내게 남아선 안 되는
그 뒷모습 따라가 보는
엄마 잃은 아이처럼
그대 손을 놓쳐 버린
그 거리를 나 기억 못하네
많은 시간이 흘러서
우리 살아가는 작은
세상 몇 바퀴를 돌아
그대가 내 삶의
시작이었다는 뒤늦은
고백도 갈 곳이 없네
어쩌면 어김없이
지나는 가을 그 긴 옷자락
가려지는 슬픈 얼굴
서로 서로 비밀이 되가네
혹시 시간이 지쳐서
우리 살아가는 동안
다시 만날 수 있다면
그대가 내 삶의 끝이 돼
주기를 바라는
내 사랑 보여주겠네
먼 옛날 눈물로
지새던 밤
그대 기억도 못할
약속 가슴에 남아
혹시 시간이 흘러도
우리 살아있는 동안
다신 볼 수 없다 해도
그대의 태양이
다 지고 없을 때
말없이 찾아가
꽃이 되겠네
내 사랑 영원히 잠드는
잔디 위에 꽃이 되겠네